산사의 겨울
성불사 깊은 밤에
그윽한 풍경소리.
주승은 잠이 들고
객이 홀로 듣는구나.
저 손아 마저 잠들어
혼자 울게 하여라.
(성불사의 밤)
산을 오른다.
겨울 산은
발가벗고 서 있는
겨울나무들로
몹시 춥다.
오르고 또 오르면
몸은 어느덧
따스한 기운으로
차오른다.
차가운
겨울바람을 비껴
겨울 햇살 비치는
양지쪽에 앉아
하늘을 본다.
지구 위는
사계절인데
하늘은
한 계절인 듯
늘
그 모습 그대로다.
푸른 하늘에
흰 구름 두둥실
채 녹지 않은
하얀 눈과 하나 되어
하늘 위 구름은 땅 위로
살포시 내려앉았다.
하염없이 걷다
마주친 산사
주승은 보이지 않고
풍경 소리만이
겨울바람에 흔들린다.
고즈넉한 산사
시간 가는 즐 모르고
앉아 있다
해가 저물어간다.
산사의 하늘 저편에
노을이
잦아들고
산그늘은
잠을 자러갔다.
그리고 나도...
산을 내려온다.
#산사
#성불사의밤
#산사의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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