양계장 집
새벽 눈을 뜨자마자
사료 푸대를 짊어지고
닭장으로 간다.
고요히 잠자던
닭들은
부스럭거리는
내 소리에 놀라
잠에서 깨어난다.
배고픈 닭들의
부리에
내 손은 따갑지만
그래도
오늘도 만나니
우리 행복하다.
닭 날개 아래로
손을 넣으니
따스한 달걀의
감촉이
손 안에 전해진다.
밤새 알을 낳은 닭
닭은
할머니, 아버지,
그리고
나의 유일한 희망이었다.
새벽이면
같이 일어나고,
밤이면
같이 눕고.
눈 내리는 날에도,
비 내리는 날에도
늘 파닥거리며
함께 해주었던
나의 양계장 친구들.
이젠
그 시절이 그립다.
#양계장
#달걀 #그시절그립다
#아버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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